日 記 4월 x일 > 독자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독자 게시판

日 記 4월 x일

페이지 정보

본문

일기(日記)       4월 x일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
-------------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 볼 때마다
내 가슴은 뛰노니
내 예전 어릴때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렇도다
내 늙어서도 그러하기를--
그렇지 못하면 차라리 죽어버리리
--------------
--------------

      나이도 60을 넘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지도 30년이 넘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서 가슴 설레이며 출근 한다는게 가능이나 할 법 한가? 그런데 이 말도 안되는 일이 요즈음 나에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에랴! 외길 正道를 걸으며 한 우물을 파, 큰 성취가 있는 선배,동료,후배들을 부러워 하면서도, 한 10년 마다 직장을 바꾼다면 엉덩이가 가볍다고 흉을 들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지루함은 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경망스러운 생각을 해 보긴 하던 나다. 그나마 이런 의도하에 주도 면밀한 계획을 세워서 착착 인생을 진행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으랴만 대개는 이상한 바람이 들어 즉흥적으로 일을 저질러서 결과만 비슷해 진 셈이다. 

      10년을 중앙대에서 교수 노릇을 하다가 어느날 인천에서 시민 방사선과 의원을 인수하여 15년을 개업의로 살다가 지금은 삼성의료원 건강 의학 센터에 근무한지 7개월 째의 신입사원 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여도 신기한 것이 마치 의국을 갖 마치고 취직을 했을 때처럼 병원 생활이 짜릿짜릿 하고 만사가 재미있고 신이 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출근이 기다려 지다 보니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빨라 진다. 나이가 들어 새벽 잠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자유당 시절에 “착한 어린이는 일찍 자고( 9시 반을 넘기기가 어렵다) 일찍 일어납니다”의 착한 어린이로 자란 습관 탓 인지 4시 반쯤 일어나기는 문제도 아니다. 잠에서 깨는 것과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별개의 문제 이듯이 이번에는 새벽 운동을 나갈까 말까 하는 갈등이 있지만 일단 밖에 나서면 남들은 모두 잠 들어 있을 시간에 무언가 한다는 우월감과 자존감에 가슴이 뿌듯해 진다. 

      양재천 변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스트레칭을 한다. 허리를 한껏 뒤로 제치다 서녁 하늘에 떠 있는 여인네 고운 눈썹같은 그믐달이 보일라치면 소시적에 남을 비아냥 거릴때 쓰던 “--- 달밤에 체조하고 있네”가 떠올라서 실소하게 된다. 산책로를 따라 가로등은 있지만 주위는 아직 어둡고 저 아래 검게 보이는 냇물은 물소리 만으로 흘러감을 알겠다. 양재천을 따라 둑길을 걸으면서 오늘의 레퍼토리를 고른다. 

     요즘같은 봄 날에는 “화란춘성 하고 만화방창 이라--” 하는 유산가나 봄이 주제인 한시를 몇 편 읊조린다든지 하면 제격이고, 전날 미리 읽어둔 것이 있을 때는 정철의 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과 장진주사나 “심의산 세네바회--”등의 사설시조도 외우고, 어느날은 쉐익스피어의 명장면을 약간 연기도 섞어 암송한다; “Now is the winter of our discontent--"로 시작하는 리차드 3세의 오프닝 신이나 유명한 ”To be or not to be--", 부루터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 대결 그리고 맥베드의 “ Tomorrow and tommorow and tomorrow--"가 단골 메뉴이다. 흥이 나고 목이 탁 트인 날에는 오페라 아리아를 되풀이 하여 부르면서 걷는데 ”오묘한 조화 Recondita Armonia, 별은 빛 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공주는 잠 못 이루고 Nessun dorma,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O mio babbino caro가 내가 완벽히 가사와 곡조를 알고 있는 노래다. 두시언해(杜詩諺解)를 원문과 언해로 한 이십수 쯤 외우면서 걷다 보면 날이 훤하니 밝아지면서 1시간 정도의 아침 산책이 끝난다.

      6시 40분경 집을 나서서  걸어서 출근한다. 주택가 골목길과 작은 공원을 거쳐 가면서 어제와 또 달라진 남의 집 담 안의 나무와 가로수들, 그리고 공원의 풀과 나무들을 살펴 본다. 그 화사하던 벚꽃과 목련 등은 이미 다 지고 그 자리엔 연한 녹색의 잎들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개나리도 이젠 잎이 무성하고 지각생 꽃 몇몇만 보인다. 좀더 붉은 복사꽃과, 가는 가지를 따라 촘촘히 피어나는 앵두꽃등이 한창이다. 어느 곳엔 겹 벚꽃이 한창이고 늦게 개화하였던 수양벚꽃은 이제 거의 끝물이다. 간간히 보이던 귀여운 연분홍의 진달래 꽃은 잎에 가려지고 길가에 무더기로 심은 연산홍등 철쭉무리들이 꽃 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한다. 병원 뜰에 들어서면 올해 가장 먼저 꽃을 피웠던 영춘화, 산수유는 이제 꽃의 흔적도 볼수 없고 푸른 잎으로 단장한 라일락이 흰색,자주색 꽃과 향기로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걸으면서 머릿속으로는 출근하여 만날 얼굴들을 떠올린다. 바로 어제 헤어졌지만 이렇게 누구를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을 가져 보는 것이 꼭 예전에 연애하던 시절 같다. 혹시는 처음으로 온통 여자 속에서 근무해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하겠지만 그 얼굴 중에는 늙은 남자도 있으니 그런 것 만도 아니다. 

이거 혹시 내게 게이 성향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그럴리가 없는게 얼마 전에 영화 “Brokeback mountain"을 보고 충격으로 일주일 내내 가위 눌려 지냈다. 제일 먼저 누굴 만나게 될까?  아마도 식당에서 주임 방사선사 M을 만나서 같이 식사를 하게 될 것이다. M은 배구 선수 같은 체격에 카리스마 있지, 미모 또한 받쳐준다. 너무 예의 범절이 깍듯해서 대하기가 조금 어려운게 흠이다. 저쪽 식탁에는 줄리아 로버츠 만큼 입이 큰(미모는 약간 줄리아 로버츠 에게 딸리지만 큰 입으로 보여주는 선량한 웃음은 오히려 더 나은) E와 이젠 몸이 무거워 보이는 D, 그리고 우리과의 일꾼이며 만능 사회자 P가 보인다. 별관으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일찍 출근하는 S를 만나기도 한다. 항상 단정한 모습과 밝은 미소와 상냥한 인사도 그렇지만 꼭 그 자리에 오뚝 멈춰 서서 목례를 하는 모습이 하얀 깃을 단 제복을 입은 예전의 여고생을 생각나게 한다. S 선생을 출근길에 만났으니 오늘은 대박이야 하고 농담으로 인사를 건네지만 정말 기분이 더 좋아진다.

      별관 3층의 내 방에 들어서면 창문으로 병원 뒷 동산의 능선이 눈 높이로 들어온다. 지금은 지다 만 벚 꽃과 막 피어나는 불완전한 녹색 잎들로 어느덧 산책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지난 12월 이 방을 얻어 처음 들어왔을 때 비록 눈은 없었지만 창밖 경치에 대뜸 머리에 떠오른 것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詩 “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였는데 지난 겨울은 눈도 많아서 여러차례 읊어댔다. 

눈이 내리는 새벽에는 6시 좀 너머 출근하여 방에 불도 켜지 않고 눈으로 환한 창밖을 바라 보면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전곡을 다 듣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 간 적도 있다. 눈 내리는 저녁 또한 더 말 해 무엇하리--- 아침 식사후 삼십여분이 오롯이 내 차지라 날이 맑고 화창한 날에는 이태리 가곡이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듣고 오늘같이 흐리고 꾸무레 한 날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걸어 놓는다. 그리고 정확히 7시 50분에 딕타폰과 안경을 챙겨넣고 일하러 간다.

      과에 들어가면서 과원들과 아침인사를 나눈다. 복도 제일 깊은 쪽에 몇 안되지만 우리과 남자의 기둥인 B가 언제나 처럼 모니터를 들여다 보고 있다가 고개를 든다. 처음 내게 뚜껑 달린 머그에 커피를 가져다 주면서 마시는 구멍을 정확히 6시 방향에 맞추어 놓아 나를 감동시킨 P는 벌써부터 바삐 촬영실을 들락거린다. 모두 오전 일과를 준비하거나 이미 환자를 보느라  분주하지만 밝은 얼굴들은 5월의 아침처럼 싱그러워 보인다.  

복부 초음파실 옆의 좁은 휴게실에 앉자마자 늘 부지런한 A가 들어오며 아침 인사를 한다. 사리에 어긋나는  것을 못 참아 주는 성깔도 있지만  유달리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다. 지난 번 내가 대장 폴리펙토미를 했을 때는 밤 늦게 까지 남아 나를 돌봐 주기도 했다.
맨 끝 초음파실 앞에는 말 수가 적은 J의 하얀 얼굴이 보인다. J는 대단한 독서가인데 너무 많은 생각이 몰려 나와 말로 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사람 같다. 마치 교회가 끝나서 많은 사람이 좁은 문 으로 몰려 나올때 시간이 걸리는 것 처럼 말이다. J와의 대화는 유익하고도 즐겁다. 유방 초음파를 하다가 한가한 때를 이용하여 몇 케이스라도 내 일을 덜어 주려고 H가 온다.  얼마전엔 내가 뭐라고 하자 얼떨결에 “ 네 아버님”하고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버린 가냘픈 체구에 얼굴이 예쁜 우리 과의 귀염둥이 막내다. 지난 연말 송년회 공연에서 “Nessun Dorma"를 노래할 때 아주 적역인 투란도트 공주를 연기했다. 촬영실에는 여선생 중 제일 맏이인 C가 위투시를 하고 있다. 과 취프를 맡아서 말 많은 과 살림을 조용하게 잘 꾸려간다. 판독실에는 N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밥 먹는 속도가 느려 점심시간에 먹다 말고 남들 따라 일어나곤 하는데 그래도 기운차게 산책도 같이하고 꽃 공부도 따라 하려고 하고 음악회 가는 취미도 비슷하여 반갑다.

      A와 단짝인 눈이 큰 B가 저쪽에서 일하다가 잠시 틈을 내 아침인사를 하고 간다. B는 나하고는 삼국지와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점에서 이야기가 많은 사이다. 해리포터 6권을 원서를 주문하여 먼저 읽고 이야기 하고 싶어 입이 간지러운 내게,  자기가 읽을 때까지 줄거리를 말 못하도록 단단히 다짐을 두더니, 

어느날 그 큰 눈을 더욱 크게 뜨고서 아침 댓 바람에 처들어왔다. “ 선생님,이건 말도 안되요. 덤불도어 교장이 죽었다는 건요, 더구나 스네이프 교수한테요. 이건 분명 음모예요, 짜고 치는 고스톱 이라고요!” 여태까지는 무심히 지나쳤던 내 둔한 머리 에도 이 순간 무언가 떠올라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건 로울링이 삼국지의 “금낭 밀계(錦囊密計)”를 읽은게 틀림없어. 그 omniscient 하고 이 책에서 거의 전인에 가까운 교장이 모든 사람이 의심하는 스네이프를 두둔하고 옆에 둔 것도 수상하고, 주인공 해리를 가장 미워하는 역할을 하게 내버려두고, 더구나 자기를 죽이는 현장을 해리가 보게 하였다는 것, 이 모두가 덤불도어의 계획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결국 자기 힘 으로는 볼드모트를 제거하지도 못하고 해리를 끝까지 보호 하지 못할 것을 예측한 교장이 스네이프가 볼드모트의 신임을 얻어 최측근에 있다가 결정적 순간에 그를 제거하고 해리를 살리는 역할을 하게 하는 트로이 목마 작전이 틀림없어.(이 아이디어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B가 이화의대 출신인 안보영 선생임을 밝혀둔다. 7권이 나와 이같은 결말로 끝을 맺으면 이 명탐정에게 박수를 부탁한다.) 

그러고 보면 교장 스스로 죽는 것은 적벽대전 편에 나오는 황개(黃蓋)의 고육지계(苦肉之計)의 극단적인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 註; 금낭밀계란 제갈공명이 자신이 죽은후 휘하의 최고 맹장 위연이 모반할 줄 짐작하고 양의를 사령관으로 임명하면서 비밀지령이든 비단주머니를 준다. 과연 위연이 반란을 일으키자 위연 밑에 있으나 공명의 은혜를 입었던 장수들이 뿔뿔히 흩어지는데 마대가 거느린 부대만 동요없이 위연 편에 붙는다. 위연은 마대에게 치하하고 성사 후 에 큰 상을 약속하고 마대를 최측근으로 삼는다. 위연과 양의가 대치하자 양의가 금낭을 열어 내용을 확인하고 위연에게 “네가 마상에서 누가 천하에 나를 대적하겠는가 하고 세 번만 외치면 내가 사령관을 내놓겠다” 하자 위연이 마상에서 큰소리 친다. “누가 감히 내게 대적하겠는가?” 한 소리 치자 마자 “여기있다” 하면서 옆에 있던 마대의 칼이 번쩍이며 위연의 목이 떨어진다. 공명이 이미 마대에게 계교를 주어 놓았던 것이다.)

      정기 건강 검진 환자지만 예약이 1년 반 이상씩 밀리는 판이니 예약이 된 것 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검사 열흘 전 쯤 필요한 물품과 안내장, 동의서 등이 택배로 도착하면 무슨 암 이라도 발견 될 것 같아 덜컥 겁이 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검사 전일 하제를 먹고 설사를 서 너 차례 해보라.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밥을 굶고 검사받으러 올 때 기분은 정말 개 같다(이건 내가 고대로 해 보았는데 글자 그대로 진실이다.) 잠시라도 이런 생각을 해 본다면 이 사람들을 검진이니까 소위 루틴 체크니까 하고 무미건조하게 프로씨듀어만 진행할 수가 있을까? 나는 이 분들이 내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는 몇 분 동안이라도 인간다운 관심을 받고, 두려움이 아니라 즐겁고 호기심에 가득차서 자신의 내부와 질병에 대해서 보고 설명을 듣기를 바란다. 나는 이분 들이 지난 검사의 결과에 대해 그동안 가졌던 걱정을 이해하고, 궁금함을 덜어 드리고, 이번 검사에서 나온 결과를 자세히 비교하여 설명 할 수 있기를 원하며, 마음 편하게 격려와 위안을 가진채 다음의 정기검사나 추적검사 혹은 다른 의사에게 의뢰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나는 처음 온 환자에게는 의사에게 받는 진료의 최상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선물하고 싶고, 전에 다른 곳에서 검사를 받은 분에게는 오기로라도, 어느곳에서 보다 더 자세히 검사를 받고 친절한 설명과 격려와 위안을 받았다고 인식시키고 싶다. "나는 질병을 찾아내는 과학자만이 아니라 따뜻한 손과 영혼을 가진 샤먼이고 싶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12시면 매일의 하일라이트 행사가 있다. 바닥이 부드럽고 걷기 편한 구두로 갈아 신고 앞 동산으로 나간다. 겨울철이나 날씨가 궂을 때는 뒷동산을 산책했는데 날씨가 좋아지면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직원들이 많아져 우리는 거리가 멀어 불편하고 사람이 뜸한 앞 동산을 걷는다. 

의국생활을 같이 한 동기 동창 임재훈교수(당시 그는 4년차 취프였고 나는 칠빵빵으로 군대를 다녀와 퍼스트 였지만---)와 꼭 30년 만에 같은 병원에 근무하면서 다시 의국시절로 돌아간 듯, 둘 다 30년 젊어졌다 (정말이다, 그리고 그때처럼 쥐뿔이 참석하는 컨퍼런스등 모임에 꼭 하수도 처럼 끌려서 참석하곤 한다. 쥐뿔은 ‘쥐뿔도 없는게“하는데서 온 chief의 음역이고 하수도는 first resident의 자조적인 당시의 은어였다.) 계속 30년을 같은 병원에서 붙어 지냈다면 지금쯤은 서로 시들해져서 소가 닭 보듯이 지낼테고, 또 30년을 완전히 떨어져 지냈다면 둘이 공유할 거라곤 의국시절의 추억 뿐으로 서먹서먹 할텐데 임 교수와는 몇 년 간을 올림픽 아파트 바로 옆동 이웃으로도 살았고 오늘날 까지 10수년을 매 주말 같이 산에서 보내는 처지라 이건 완전히 물 만난 고기 이고  백아(伯牙)에 종자기(鍾子期)라 지음(知音)의 경지에 달 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동문 골프 참석여부를 묻는 메일이 오면 메일을 잘 열어보지 않는 임교수 에게 전화를 걸어 신청을 독촉하곤 한다. 이번 5월 7일에 개최되는 메일을 받고는 딸의 결혼식이 5월11일인 임교수가 얼굴이 까맣게 타서 참석할 사람이 아니라서 전화를 안했다. 산책시간에 그 이야기를 하니 역시 갈 마음이 없었단다.) 둘이서 부지런히 걸으면서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고 벼라별 이야기를 다 나눈다. 

골프를 예로 들자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면 골프채 한 셋트 샀다는 정도는 되야 이야기 꺼리가 되지만 매일 만나는 사이니 부러지지 않은 티 줏은 것도 이야기 감이 된다. 이러니 이야기 목록에 어찌 꺼십인들 어찌 빠질 소냐. 꺼십을 나누는 데는 우정 이상의 공모 내지는 음모에 가까운 정신적 유대감이 필요하다. 꺼십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 아직은 우리의 산책 시간에 시계를 맞추는 사람은 없지만 조만간 그런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하고, 건강에 좋아서인지, 보기가 좋아 보여서인지 우리 산책을 따라 나서는 동료들도 생겼다. 산책을 마치고 임교수 방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헤어져야 비로서 그날의 가장 중요한 의식이 끝난다.

그 다음에는 뭐 하냐고? 바로 이런 걸 쓰고 있잖아! 

그리고 여기 까지가 오전의 예고편 쯤이니 오후의 본편은 더욱 흥미진진 할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건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거라 뒷 부분은 delete key를 누른다.

 

추천451

댓글목록

profile_image

이창국님의 댓글

이창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질병을 찾아내는 과학자만이 아니라, 따뜻한 손과 영혼을 가진 샤먼이 되고 싶다," 명언이여. - 형님.

profile_image

큰딸님의 댓글

no_profile 큰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춘...
잘 지내시죠?
글 잘 읽었습니다.
삼춘도 자서전 또는 수필집 한권(아니 여러권) 출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재밌고, 유익하고, 때로는 뭉클하고...(아버지의 경쟁상대가 되실 것 같은데요...ㅎㅎ)
조만간 한번 뵙기를 바래요......
천안에서 큰조카

profile_image

이종대님의 댓글

no_profile 이종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록은 동색 이렸다 역시그형 의 그아우 이구면 아니 의사가 맞아?
역시 사람은 이름을 잘지어야 하는것같애 관세- 세상을 다보고 있으니말야
불교에서 나무관세음보살 이라고하더니 부처가따로 없군
아무것도 하지말고 한적한 산속에 자리잡고 양손들고 수필집이나 한권놓고 읅어대면 양재천 거닐지 않아도 밥먹는데 지장없겠군
잘못하면창국이 입지가 곤란하지 앉을까?
의리의 형제들 이니까 걱정없겠지 글읽고 감동먹었소
고맙소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올리시요 감사함니다.

profile_image

이창국님의 댓글의 댓글

이창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종대 회장님;

그 긴 글을 읽고 이처럼 좋은 평가를 내리는 그 실력, 나 새삼 감동하였소.
회장님의 글 솜씨도 보통은 아니오. 우리집 "나무 관세음 보살"이 실은 나보다 아는 것도 많고,
기억력도 뛰어나고, 표현력이 남다르지. 어려서부터 머리가 유난히 커 별명이 "삼천리 짱구" 아닌가?
무엇을 하나 남기기는 남길 모양인데.
이 회장님, 다른 글도 읽고 한말씀 하시구려. 문학비평이란 것이 뭐 별건가?

profile_image

최부일님의 댓글

no_profile 최부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부적인 문학의 소질을 가진 형제이군요. 부럽습니다.
삼성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환자이며 양평초교 선배입니다. 재미있는 글 많이 올려주세요.
이창국 교수님께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질병을 찾아 내는 과학자만이 아니라 따뜻한 손과 영혼을 가진 샤먼이고 싶다는 말 너무 감명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종대씨 왜 이렇게 웃겨요. 이렇게 재미있는 후배가 있다는거 정말 기쁩니다.
좋은 글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

profile_image

이창국님의 댓글

이창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관세야, 이거 큰 일났다. 이러다간 네 글에 나의 독자들을 모두 빼았기겠는 걸.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설문조사

결과보기

새로운 홈-페이지에 대한 평가 !!??


사이트 정보

LEEWELL.COM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 123-45
02-123-4567
[email protected]
개인정보관리 책임자 : 김인배
오늘
1,356
어제
1,652
최대
5,833
전체
2,730,305
Copyright © '2006 LEEWELL.COM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IN-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