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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와서 ]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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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국선생님께:

보내주진 「집으로 돌아와서」 잘 받았습니다.
진작 받았다는 보고와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렸어야 하는데, 이왕이면 다 읽은 다음에 독후감(?)도 한 줄 써서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인사가 늦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정말 재미있게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이선생님을 굳이 추켜세우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추켜세워야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 이선생님은 <뛰어난 수필가>이신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뛰어난 수필가이신데도 우리나라의 독자로부터 그에 합당한  평가를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우리가 똑같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피천득선생님은 우리나라의 그야말로 수필가의 1인자이신데, 수필가의 1인자이신데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셨던 점을 생각한다면 훌륭한 수필가 한 사람쯤은 키우셨어야 하지 않는가...저는 늘 그런 생각을 해왔었는데, 그런 제자로 이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엮어낼 수 있다니... !
그리고 (독자의 얼마가 알아차렸는지 모르지만) 저는 이선생님이 쓰신 글과 글의 행간에서 번득이는 wit 와 발상과 문체적 특징 속에서 이선생님의 몸과 마음의 일부가 된 영문학적 교양의 흔적이 은연중 배어 있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영문학과 관계있는 글을 빼고 하는 말입니다.).

그런 훌륭한 수필가로부터 서명을 곁드린 책을 증정 받아 정말 고맙습니다.
                                                      문 용 드림
                                                      
추신: 1. 핀선생님이 쓰신 글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그것이 지극히 어려운 일인 듯이,「집으로 돌아와서」가운데서 하나를 고르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먼,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감기와 커피’를 고릅니다.

2. 「안나 카레니나」를 1년 걸려 읽으셨다는 글은 저에게도 용기를 줍니다. 1/3쯤 읽은 채로,  서가에 꽂혀있는 Dostoevskt 의 The Karamazov Brothers를 바라보면서 하는 말입니다.

3. 글을 떠나서 매미와 거머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은 것도 좋았습니다.

4. 그런데...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와서」에는  <늙어감>을 안타까워하고 안쓰러워하고 그러면서 따독이는 대목이 여기 저기 나오는데,  한 10년을 더 기대리시면 <늙어감>이 어떤 것인가가 좀 더  절실하게 이선생님에게 다가가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 이 마지막 추신(4)은 농담삼아 드리는 글임을 감안하시기를.)

5. 저도 남보다는 책을 좋아해서, 이책 저책, 책을 (별 목적 없이 그러니까 소일꺼리로) 읽어왔는데, 바로 81세가 되는 올해부터는 좀 오래 책을 읽으면 집중이 안 되고 눈이 피로해지고. 그래서 불안합니다. 책을 안 읽으면 그만인데, 그럴 수는 없고... 그래서 요즘은 여러 책을 한 3~40 분씩 바꾸어가며 읽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책을 읽으니까  집중력이  되살아나고, 집중력이 되살아나니까 심리적인지 시력도 좀 안정이 됩니다.
그래서 오전에 두어시간, 오후에 두어시간, 한 3~40 분씩 책을 바꾸어가며....   요즘에 읽고 있는 것들이  (이제 완독한) 이선생님의 「집으로 돌아와서」, 법정스님의 「텅빈 충만」, 얼마 전 용산의 양서점에서 구한 미국의 여배우인  Jane Fonda의 자서전 My Life So Far입니다.
이 3권의 책들은 저자의 세계와 생각과 그 내용과 주제가 엄청나게 다른데, 한 3~40분 동안  하나의 특정한 세계와 생각과 내용과 주제 속에 몰입하고 침잠하고 있다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속에 빠져 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책이란 것이 이래서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Jane Fonda 의 My Life So Far 를 읽은 다음에는 역시 같은 서점에서 구해온 Leo Tolstoy와  Oprah Winfrey의 전기를 읽을 것입니다. 이제껏 저는  mystery를 애독해 왔는데, 이제 주로 (auto)biography를 찾아서 읽게 되었으니... 이것도  나이 탓인가 봅니다.
쓸 데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이선생님의 「집으로 돌아와서」를 막 완독한 영향이 그렇게 시킨 것이니, 그렇게 아시고 넘기십시오.
문 용 씀

추천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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