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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TERARY WORKS


삼성 대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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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표적인 전자회사 삼성과 미국의 애플 회사는 현재 새로운 상품의 특허권을 놓고 일련의 치열한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우연히도 소위 스마트폰에 연관된 새로운 그러나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여 거의 동시에 시장에 풀어놓았다. 이들은 서로 상대방이 자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기술을 허가 없이 사용함으로서 특허권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의 법적 분쟁은 삼성과 애플이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가지고 경쟁하게 되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나 필연적으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잘은 모르겠으나 이 법정 투쟁의  결과에 따라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배상금과 회사의 운명까지도 걸려있는 듯도 하다.


       전공이 전자공학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영문학인 나는 이 거대하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두 회사 간에 진행되고 있는 법적, 기술적인 문제에 대하여 왈가왈부 할 처지가 아니란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느덧  나의 손에는 삼성이 만든 최신형 핸드폰이 쥐어져 있고, 아무래도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기업이 별 탈 없이 잘 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법원의 사법적 판단의 결과를 한국과 일본 간의 축구경기라도 관전하듯이 조심스럽게 (무조건 한국이 이기기를 기원하면서) 관전하고 있다.

       비록 삼성과 애플 간의 법적, 기술적 분쟁의 내용이 대단히 어렵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하더라도 알고 보면 그 핵심은 지극히 간단하고 명료하다. 즉 누가 먼저 스마트폰에 관련된 새로운 기술이나 디자인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아놓았느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누가 상대방의 이런 특허권을 허가 없이 부당하게 침해하였느냐? 더 쉽게 말하면 누가 남이 개발한 신기술을 베껴서 자기가 개발한 것처럼 사용한 뻔뻔스런 도둑놈이냐? 를 가리는 일이다.

       이 문제를 놓고 삼성과 애플이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방이 그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애플이 공세적이고 삼성이 수세적인 것 같다. 내가 기억하기로 처음 이 스마트폰이라는 기기를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시범을 보인 사람은 애플의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사장이었고, 그 뒤를 이어 약간 뒤에 삼성의 비슷한 제품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면에서 나는 혹시라도 삼성이 애플사 제품의 어떤 기술이나 디자인을 그대로 또는 약간 변경시켜서 사용하였거나 또는 모방하지 않을까 혼자 추측해 본다. 좀 더 솔직하게 직언해 본다면 (물론 어떤 증거나 지식 또는 책임도 없는 말이겠지만) 나는 아무래도 애플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삼성이 애플의 어떤 기술을 무단으로 베껴 쓰지나 않았나 하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좀 더 솔직하고 겸손하게 말한다면 지금까지 미국과의 오랜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우고, 모방하고, 베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나 우리가 일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얻고, 육이오 전쟁을 치른 후 지금까지 우리는 모든 좋다는 것, 우수하다는 것, 편리하다는 것은 모두 그들로부터 그대로 가져왔다. 그들은 모든 면에 있어서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었기에 우리는 그저 부지런히 그들을 따라 하기에 바빴다. 모든 면에 있어서 미국은 우리가 한없이 감탄하고, 부러워하고, 모방하고 베끼기에 바쁜 우리의 모델이었다. 그들은 또 우리의 이런 태도를 너그럽게 묵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도록 오히려 장려하고 격려하기까지 하였다.

       한국의 우수한 젊은이들은 미국의 우수한 대학에 유학하여 우리나라를 원시적인 농업국가에서 현대적인 산업국가를 만드는데 필수불가결한 첨단 기술을 배웠으며, 이들은 귀국하여 현재 우리가 만들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내다 파는 모든 고급상품을 - 자동차, TV, 선박, 비행기, 스마트폰을 포함하여 모든 전자상품들을 -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오늘이 있는 것은 상당부분 미국의 덕이다.

       우리가 미국에서 들여와 우리 것으로 만들어 쓰고 있는 것에는 이런 선진화된 과학기술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 - 법치, 공정한 재판, 언론의 자유, 인권의 존중, 법 앞에 평등, 삼권분립, 공명정대한 선거, 남녀평등, 평화스런 정권교체,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 우리 모두가 현재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이 모든 인류 역사상 더할 나위 없이 고귀하고 고상한 이상과 제도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글자 그대로 미국으로부터 온 것이다. 결코 중국으로부터도 아니고, 러시아로부터도 아니고, 일본으로부터도 아니다. 우리는 이처럼 미국을 몽땅 잘 베꼈기에 이처럼 부강하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그 속사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간에 나는 이 조그만 나라 한국의 삼성전자가 거대한 나라 미국  애플회사의 강력한 (무시할 수 없는) 경쟁상대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고 대견스럽다. 전 세계에 걸쳐 막대한 이익이 걸려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과 애플 말고도 크고 작은 다른 경쟁사들도 있지만 현재로는 두 회사에 비교하면 그 존재는 미미한 것인 듯싶다. 현재 상황으로는 한국을 대표하여 삼성이, 미국을 대표하여 애플이 이 스마트폰이라는 전자기기 올림픽 대회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팀들이 맹렬하게 추적하고 있다거나 분전하고 있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금메달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삼성은 패하더라고 은메달은 확보하여 놓은 셈이다.

       이미 이 게임의 사법적 심판의 첫 라운드는 결판이 났다. 한국 서울 법원에서 있었던 경기에서는 삼성의 승리로 끝났고,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의 승리는 미국에 돌아갔다. 누가 보아도 법원이 위치한 나라의 국익과 국민들의 애국심이 반영된 판결이었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변이 일어났다. 위에서 언급된 두개의 상반된 법원의 판결이 있은 약 일주일 후 제 삼국 일본 법정에서 나온 판결애서는 삼성이 애플의 특허권을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삼성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처럼 제 삼국의 법정에서, 그것도 독도 문제로 양국 간의 관계와 국민감정이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나온 이 판결은 앞으로 세계 각처에서 있을 삼성과 애플의 법정 싸움의 결과를 전망함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일본 법원이 내린 판결을 보면서 나는 좀 성급하지만 다음과 같이 낙관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싶어졌다. 이번 삼성과 애플간의 법정 분쟁은 결코 어느 일방의 완벽한 승리는 있을 수 없고 오늘 이곳에서는 삼성이, 내일 저곳에서는 애플이 승소할 것이며, 나중에 가서는 결국 무승부로 끝날 것이다. 이런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길고도 지루한 소모전 과정에서 두 회사 간에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과 공존을 위한 협상과 타협이 생겨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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